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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레스트캠프일을 하는 건지 취하는 건지

신승철
2026-06-03
조회수 195

프로그램 명 : 포레스트캠프

참여 기간 : 3박 4일 (2026. 6/1~6/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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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는 건지 취하는 건지


러스틱타운은 이름과 달리 단순히 한적한 촌구석이 아니다. 잘 관리된 워케이션 센터나 한옥마을 펜션이라는 말로도 충분하지 않다. 


17번 국도에서 빠져나와 1.6킬로미터쯤 올라오면 산 중턱에 한옥 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예전에는 심청이야기마을, 혹은 심청한옥마을로 불리던 한옥 체험 펜션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리모델링을 거쳐 숙소와 업무 공간을 갖춘 워케이션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풍경이 좋고 공기가 좋다는 말은 식상하다. 한옥이 옹기종기 모여 앉은 독채 숙소들은 옛 마을을 재현했다. 돌담으로 쌓인 집을 드나들 때면 옆집 돌담 너머로 슬그머니 눈이 간다. 길을 따라 노란 꽃이 만발하고, 업무 공간에서 내다보이는 창문으로 널찍한 마당을 건너 푸른 숲이 보인다. 반대편으로는 높은 산들이 자리하고 구름을 몰고 다닌다. 지리산 방향이지만 지리산은 아닌 것 같다.


여기 오는 사람들이 그저 일도 하고 한숨 돌리는 공간을 찾아왔다고 말하면 너무 평면적이다. 재택근무하는 사람, 휴가로 온 사람, 공부하러 온 사람 등 목적이 다양하다. 혼자만의 시간으로 채우는 사람, 함께 어울리는 사람, 그룹으로 일하는 사람 등 시간을 보내는 방법도 다르다. 젊은 20대부터 은퇴한 60대까지 그야말로 남녀노소가 각자의 방식으로 시간과 공간과 분위기를 즐긴다.


서로 간섭하거나 강요하지 않지만, 다양한 사람이 자기만의 리듬으로 머무는 모습을 얼핏 관찰하는 것도 흥미롭다. 어떤 모임이나 프로그램에도 참여하지 않고 내내 자기 자리에서 집중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새벽 시간에 해외 미팅을 하는 사람도 있고, 팀원들과 아예 사무실을 차리는 이들도 있다. 비가 오는 오후에 김치전과 막걸리로 유혹하는 분들은 정말이지 낭만의 극치다.


모처럼 다른 분위기에서 집중 좀 해보려고 왔는데, 아뿔싸 이렇게 분위기에 취해 버릴 줄은 몰랐다. 조용하고 한가롭다. 어려서 시골 외할머니 집에서 느꼈던 그 느낌이다. 식구들 모두 밭에 나가고 혼자 대청마루에서 하늘의 구름을 헤아리던 그때 그 기분 말이다. 


일을 해도 좋고, 산책을 해도 좋고, 밖을 내다보며 멍함에 취해도 좋다. 이번에 처음 왔지만, 계절마다 다를 분위기가 벌써 상상이 된다. 겨울에는 올라오는 길이 미끄러워 운영을 못 한다고 한다. 이 마을이 조용히 눈 덮이는 장면은 보지 못할 것이다. 그건 좀 아쉽다.